- 이런 분께 추천해요.
- 육아서를 읽어 보고 싶은데 어떤 것부터 읽는 게 좋을지 궁금한 분
- 양육 과정에서 고민이 생겼을 때 도움이 되는 육아서를 알고 싶은 분
저는 육아를 ‘글로 배운’ 사람이에요. 양가에 조카도 없었고, 주변에도 아이 낳아 키우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직업은 편집자니, 자연스레 임신했을 때부터 온갖 육아서를 섭렵했습니다. <삐뽀삐뽀 119>부터 <베이비 위스퍼> 같은 수면교육 책, 이유식 책도 전부 읽었죠. 그런데 어느새인가 책장에 끝까지 남아 있는 육아서가 있더라고요.
육아서 시장에는 부모의 불안을 자극하는 책이 많습니다. 몇 살에 반드시 뭘 해야 한다, 아들은 어떻게 키워야 한다, 수학은 영어는 국어는 어떻게 해야 한다… 등등. 육아서끼리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많지요. 이럴 때 초보 양육자는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 하는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사실 육아는 ‘애바애, 케바케’이기 때문에 이런 때는 이 육아서 말이 맞고, 저런 때는 저 육아서 말이 맞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육아서를 금과옥조로 여기기보다는 선택적으로 참고하여 나와 내 아이의 기질과 특성에 맞는 육아를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여기서는 제가 읽었던 육아서 중에 아직도 제 책장에 남아 있는 책, 여러 번 읽은 책, 아이가 어린이를 벗어난 지금도 가끔은 들춰보는 책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이미 베스트셀러들이라 많이 아실 수도 있지만, 육아서 시장의 특징은 계속해서 뉴비가 등장한다는 점이죠. 제 동생이 아이를 낳았다면 이 책들을 추천할 텐데, 하는 마음으로 뽑은 책들입니다.
1. 모진 말로 아이를 혼내고 자는 아이를 보며 후회될 때
그 첫번째 책은 <엄마의 말 공부>입니다. 저희 아이가 아장아장 걸어다닐 무렵 베스트셀러였는데, 지금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보니 출간 10주년에 50만부 판매라고 나오네요. 그만큼 많은 양육자들의 마음을 건드린 책입니다. 양육자도 사람인지라 아이가 울고 떼쓰고 소리지르면 양육자의 감정도 격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모진 말을 내뱉고 맙니다. 그리고 아이가 잠든 얼굴을 보며 후회합니다. 문제는 다음날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이죠.
이 책의 저자는 양육자가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태도, 습관, 가치관 나아가 미래까지 바뀐다고 말합니다.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고 생각이 깊은 아이로 키우려면 양육자의 말 공부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죠. 그러면서 전문용어 다섯 가지를 제안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무심코 뱉은 말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지, 저의 평소 행실을 되돌아보게 되죠.
아, 그런데 아이의 말에 공감을 해주고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해 주라는 것이, 소위 ‘~구나’ 병에 걸려 아이의 모든 감정을 읽어주고 수용해 주라는 말은 아닙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고 “발달 단계에 적절한 교육과 가르침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방임이나 방치에 속하기도 한다.”라고 말합니다.
2. 주위의 이러저러한 말에 양육 원칙이 흔들릴 때
조선미 교수의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는 언뜻 위의 책과 반대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아이를 사랑한다면 좌절을 겪게 하라”라며 아이의 사회성, 좌절내구력, 문제해결능력, 적응력과 유연성을 키워주기 위해서 때로는 부모는 단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훈육의 중요성도 강조합니다. 언뜻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고 따르게 하라” “실수로 인한 고통을 겪게 하라”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님을 알게 하라”와 같은 말이 매몰차고 권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책 제목처럼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위의 이야기가 아이의 말에 공감을 해주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아이에게 모진 말을 하거나 체벌을 하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지요. 아이의 감정은 읽어주고 인정해 주되 한계선은 명확하게 그어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3. 내가 부모로서 잘 하고 있나 고민되고 마음이 힘들 때
아이를 키우다보면 자기 어릴 때 생각이 많이 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 나를 힘들게 키우셨구나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부모님이 그때 나한테 왜 그러셨지? 하며 뒤늦게 원망하거나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경우도 의외로 많아요. 그러면서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 고민에 빠지게 되죠.
그럴 때 읽으면 좋은 책이 <부모 심리 수업>입니다. 이 책은 부모와 자식이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한데, 관계 맺기의 시작은 자신과의 관계 맺기, 즉 ‘나에 대한 이해’라고 말합니다. 그로부터 시작해 아이의 심리적 탄생인 마음의 발달 과정과 바람직한 부모와 아이의 관계 원리를 다루고 있죠. 저자는 “완벽한 부모이기보다는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가 돼라”면서 지금의 나도 충분히 괜찮은 부모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내가 부모로서 잘 하고 있나 고민되고 마음이 힘들 때 읽어 보세요.
4. 독서를 통해 아이의 공부머리를 키워주고 싶을 때
<공부머리 독서법>은 최근 몇 년간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문해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책입니다. 우리가 소위 ‘공부머리’라고 하는 거 있잖아요, 그 공부머리가 독서를 통해 키워진다는 책이에요. 독서가 모든 것의 바탕이 되고, 이후 중등 고등 공부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죠.
최근 수능에서도 최상위권에서는 국어가 당락을 가르고, 수학 또한 문해력이 없으면 고난도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건 다 아시잖아요. 근데 아이에게 책을 꾸역꾸역 읽으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되니, 아이의 독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또 현재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파악해서 그에 맞는 독서법을 제시하라는 것이죠. 저는 아이에게 책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어서 ‘책육아’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인데, 이제 곧 청소년기를 맞이하면서 이 책을 다시 한번 정독하고 있습니다.
5. 어린이라는 세계를 이해하고 싶을 때
마지막 책은 정통 육아서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고, 양육자라면, 아니 성인이라면 누구나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이에요. 바로 <어린이라는 세계>입니다. 어린이책 편집자를 오래 하고, 마을에서 아이들의 독서공부방을 운영하는 저자가 자신의 삶에서 길어올린 어린이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어요.
아이들이 왜 지하철이나 식당의 의자에서 발을 까딱거리는지 아세요? 그건 장난 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부모를 골탕 먹이려고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발이 땅에 닿지 않기 때문이죠. 저는 그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알았답니다. 더이상 아이에게 “발 가만히 있어.”라고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우리는 모두 한때 어린이였고, 우리 곁에는 늘 어린이가 있습니다.” 어린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 어린이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데 이만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이 키우다보면 육아서 읽을 시간을 내기 힘들지요. 그러면서 더더욱 인터넷 카페나 인스타그램의 정보에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각난 이야기들로는 알기 어려운, 정돈된 사유를 육아서에서는 만날 수 있습니다. 그 힘으로 육아의 불안을 다독이며 오늘도 아이의 빛나는 하루를 만들어 주는 여유를 찾으셨으면 합니다.
(글 느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