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줄 요약
‣ 어린이에게 세월호 참사를 설명하는 3가지 방법을 알려드려요.
‣ 어린이가 무력감이나 두려움을 가지지 않도록, 함께 하면 좋은 활동을 알려드려요.
‣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과 방법을 알려주는 그림책 3권을 추천해요.
올해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제 세월호 참사가 무슨 사건인지 알지 못하는 어린이도 있을 테지요. 아직 한국 사회에는 이런 비극적 사건을 어린이에게 사실대로 알려 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돕니다. 하지만 어린이 역시 우리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이 세상에 일어난 일들을 알 권리가 있어요.
그렇다면 어린이에게 어떻게 세월호에 관해 알려 주어야 할까요?
딱따구리는 2022년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시, 어린이에게 참사를 알려주는 대화법과 대화 시 주의해야 할 것을 가이드로 제작해 배포한 적이 있어요. 당시 갑작스럽게 좋아하는 행사가 취소된 어린이들에게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며, 가이드가 도움 되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어린이에게 알려 주길 꺼리는 게 아니라 어떻게 알려 주어야 할지 몰라서 대화를 피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다뤄 보았습니다. 세월호 10주년을 맞이해, 어린이에게 세월호 참사를 알려 주는 방법부터 이후 함께하면 좋을 추모의 방법까지.
어린이에게 세월호 참사를 알려 주는 3가지 방법
1. 어린이가 이미 무엇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
어린이는 이미 세월호 참사에 관해 일부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먼저 어린이가 이 사건을 어느 정도로 알고 있는지, 혹시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어린이가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된 정보를 말한다면 이를 바로잡아 주세요.
2. 세월호 참사를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여 알려 주기 📰
어린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본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 주세요. 이 일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 시간 흐름에 기반해서 말합니다. 이때 담백하게 사실을 중심으로 알려 주는 게 필요합니다.
3. 어린이가 궁금해하는 점을 알려 주고 안심시켜 주기 ✋
참사에 대해 알려 주고 나면 어린이는 “누가 잘못한 거예요?”, “왜 사람들을 빨리 구하지 못한 거예요?”와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물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사실을 기반으로 답변을 주되,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어른들이 이미 여러 방법을 찾았다고 알려 주며 안심시켜 주세요.
예) “배가 너무 많은 물건을 싣지 못하도록 법을 바꾸었어. 이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일하는 조직도 새롭게 만들었어.”
참사에 대해 알려 주고 나면, 어린이는 ‘나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스스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지?’라며 궁금해할 수 있어요. 사실 이런 재난을 막기 위해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지요.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고 한다면 무력감을 느끼고,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기에 다음과 같은 활동을 권합니다!

•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예방책 알려 주기 💪
위험 상황에서 어린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어린이가 생존 수영법이나 불이 났을 때 대피하는 방법 등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지역 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문제에 빠르게 대응하자는 주제로 어린이와 함께 캠페인 포스터를 만들어 게시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어도 무언가를 한다는 느낌은 어린이에게 큰 위안을 줍니다.
• 어른과 사회의 노력에 대해 알려 주기 📢
사건 당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려 주세요. 특히 사건 당시 용기와 책임감을 갖고 희생자를 위해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 주세요. 개인의 노력부터 정부의 노력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대처법을 강구하고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 주면 좋습니다.
•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 갖기 🎗️
어린이들과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장례식이나 추모회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어린이도 있을 테고 처음이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에게 장례식 또는 추모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면 다음 세 권의 그림책을 함께 읽어볼 수 있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슬픔을 극복해 내는 과정을 다룹니다.

📚『망가진 정원』
늘 함께 다니는 친구를 잃은 주인공이 상실에 빠져 친구와 함께 가꾸던 소중한 정원을 망가뜨려요. 상실 끝에 다시 찾아오는 희망과 사랑을 다룬 그림책입니다.

📚 『노란 달이 뜰 거야』
세월호 참사로 아빠를 잃은 어린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그린 그림책이에요. 그럼에도 살아갈 의미와 힘을 찾게 되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세월호 참사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라면 과도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혹시나 어린이가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복통, 두통, 수면 장애 등 행동이나 감정에 변화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 주세요. 이런 반응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지원이 필요할 수 있어요.

어린이에게 참사를 말할 때마다 늘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다.’라고 어린이를 안심시킬 때입니다. 너는 안전하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정말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한가득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흘렀습니다. 우리 사회는 정말 아직 피어나지 못한 어린 생명 252(단원고 학생 희생자 기준)명을 잃었던 10년 전보다 더 안전한 곳이 되었을까요? 오늘도 자신은 안전하다고 믿고 해맑게 웃는 어린이의 믿음을 지켜주는 것, 그것이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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