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터뷰 #양육자 #다양한 양육자
전업주부로서 한 집안을 경영하는 오 남매 엄마의 육아 라이프

인터뷰이 : 장새롬 소개 : 아동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지역아동센터장으로 회사 일에 몰두하며 이십 대를 보냈다. 지금은 다섯 아이를 양육하며 한 집안의 경영자로서 심플한 살림과 육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들 둘, 딸 셋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지만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정신없는 하루임에도 기록하고 정리해서 <멋진롬 심플한 살림법>, <결혼해도 나답게 살겠습니다>, <멋진롬 0~5세 아이 놀자> 등을 집필했다.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선명하게 선례를 남긴 집안의 멋진 여성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
안녕하세요. 새롬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록하면서 살림과 육아를 하는 장새롬이라고 합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늘 일상을 정리해서 올리시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모아 책도 내셨고요. 새롬님이 살림과 육아를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살림하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집으로 출근한다고 생각하고 업무보고 하듯이 일과를 블로그로 기록했죠. 네이버 블로그가 막 생겼을 때 시작했으니 십 년도 넘었어요. 이게 익숙해지다 보니까 기록하기 위해서 살림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것도 있어요. 최근에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정말 시간이 없다 보니 인스타그램을 활용해요. 잠들기 전에 정말 간단하게 오늘 있었던 일과 읽었던 책에 대해 정리해두고요. 저는 SNS에 타인이 올린 포스팅을 보기보다, 제 기록을 저장하는 용도로 씁니다.
이렇게 기록하는 패턴을 아주 오랫동안 지속했기 때문에 몸이 기억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일종의 루틴입니다.
전업주부의 다른 말, 한 집안의 경영자
아이가 생기고 난 후 삶이 완전히 바뀐다고 하죠. 작가님이 아이를 갖고 나서 생긴 개인적, 가족 단위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스스로를 다섯 아이 집의 경영자라고 말하는데요.
한 달에 영유아 검진이며 예방접종 등 병원에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고 각자 학교, 학원, 방과 후 프로그램, 어린이집 등 스케줄도 모두 체크해야 하거든요. 아이들이 많으니까 정말 회사같이 운영돼요. 아이를 갖기 전에는 저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온 식구의 기질, 일과, 특이 사항을 꿰뚫고 있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매일 정말 계획적으로 보낸다는 점이 달라졌어요.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놀이를 기획하거나, 효율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운영하는 방법 등은 웬만한 직장인을 넘어서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업주부라는 삶이 평가 절하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첫째랑 둘째가 남자아이인데요.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는 집에 있고, 아빠는 회사로 나가서 일한다는 개념을 갖는 게 싫더라고요. 이런 생각 기저에는 전업주부를 비하하는 인식이 깔려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전업주부의 일이 절대 쉽거나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요리 청소 등 살림을 아웃소싱했을 때 비용이 몇백만원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가정을 가꾸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늘 말해줘요.
저 스스로도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인드 셋을 늘 가지려고 하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되겠어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욱 느껴요. 아들이 질문 하더라고요. 엄마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가르쳤는데 왜 대통령은 남자가 더 많고 길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은 왜 남자가 더 많은지. 그게 문제라고 인식하고 질문하는 거예요. 저는 문제를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좋더라고요. 당연시하지 않고요. 이런 질문이 나오면 토론하듯 계속 대화를 해요.
남편분이 육아휴직을 하셨죠. 쌍둥이 중 한 명을 포대기로 업고 전투적으로 살림을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남편이 넷째, 다섯째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했어요. 육아휴직 기간 동안 넷째를 온전히 맡았고요. 본인이 아이를 완전히 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면서 육아가 진짜 힘들다는 것을 진실로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단순히 체력적으로 힘든 게 아니라, 아이가 나만을 의지하고 내가 이 아이를 제대로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이 엄청나거든요.
예를 들어 애가 아파도, 예전 같으면 저는 밤을 꼴딱 새우더라도 남편은 출근해야 하니까 잠을 자게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육아휴직 기간에 남편이 맡은 넷째가 자주 아팠어요. 아플 때마다 같이 병원 생활하고, 퇴원하면 케어는 등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A부터 Z까지의 일들을 전부 해본 거예요. 어느 날은 아이가 본인 때문에 아픈 것 같다고 울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당신 때문이 아니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라고 말해줬는데요. 남편이 뒤늦게 넷째를 직접 키우다 보니 이러한 어려운 점을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남편들이 육아와 살림을 오롯이 해보는 육아휴직 경험을 꼭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육아휴직 하면 뭔가를 배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남편도 처음엔 자격증 딸 생각을 했었는데 육아휴직 10개월 동안 집에서 아기 얼굴만 보다가 다시 출근했어요. 그게 현실이니까요.
결혼하고 아이를 키워도 ‘나’를 잃지 않는 법
<멋진롬 심플한 살림법> 중 ‘육아맘을 선택하다'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주체적으로 전업맘이 되기를 선택했다는 데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어요. 이렇게 높은 자존감의 기저에는 어떤 경험이 있었나요?
제가 자라온 환경 때문 같아요. 부모님이 시키기보다 늘 스스로 선택하면서 실행했어요. 학창 시절 학원에서 일방적으로,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게 불편해서 학원을 싫어했어요. 반면 대학교에 와서 스스로 커리큘럼을 짜며 공부하면서 희열을 느꼈고요. 결혼하고 남편의 직장 때문에 계속 이사를 해야 하는 환경이었는데요.
짬 내서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일한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몇 년간은 살림과 육아를 몰입해서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배우고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이건 평생 가야 하는 거니까요. 그 이후에 다음 스텝을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전업주부를 선택한 거죠.
저는 한 명만 키워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탈탈 털리는 일이 많은데요. 새롬님은 다섯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케어하기 위해 어떻게 체력&멘탈 관리를 하시나요?
블로그 댓글에도 “저는 하나만 키워도 힘든데~”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 많아요. 그런데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모든게 처음이니까요. 저도 첫째를 키울때가 제일 두렵고 힘들었어요.
지금은 다섯을 케어해야 하다보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게 제일 커요. 그래서 일찍 자고 잘 먹어요. 하루 7~8시간은 꼭 챙겨서 자요. 6시간 이하로 자면 피곤해서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게 되더라고요. 밤에 충분히 자는 대신 낮에는 낮잠 없이 알차게 생활하죠. 깨어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해요.
그리고 세끼를 아주 잘 챙겨 먹어요. 아이들이 남긴 건 절대로 먹지 않아요.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메뉴를 만들어서 나에게 대접해요. 물론 귀찮지만요. 첫째를 키울때는 밥 한번 안해보고 결혼했기 때문에 이렇게 챙겨 먹기가 쉽지 않았지만, 살림이 익숙해지면서 가능해졌어요. 흔히들 말하는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 새로운 식재료를 사지 않고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훈련이 되더라구요. 자연스럽게 살림도 가벼워지고 음식 솜씨가 늘었어요.
마지막으로 남편이 회사가 끝나고 집으로 출근해요. 집에 오자마자 청소며 쓰레기 버리기 등 각종 살림을 함께 해주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같이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새롬님이 자신만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아침 (출처 : 인터뷰이 제공)
바쁘더라도 기록하는 삶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여러 방면의 많은 책을 읽기도 하시는데요.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시간을 체계적으로 계획해서 씁니다. 첫째를 키울 때는 살림도, 육아도 처음이라 스킬이 부족했는데 둘째를 키우면서부터는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어요. 첫 번째 책 <심플한 살림법>을 쓰게 된 것도 제가 가정주부로서는 신입사원과 비슷하니, 살림을 빠르게 익혀야 다른 일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공부하고 실행했던 결과물이었어요.
앞으로 몇 년은 살림과 육아를 집중적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책으로 나온 거죠. 미니멀 라이프로 살면서, 살림이 손에 익숙해지고 통제 가능해지면서 살림에 쓰는 시간이 확 줄더라고요. 비슷하게 육아에 대한 가치관, 육아관을 어느 정도 정립하고 나서 육아하기 시작하니 체력적으로는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여유로워졌어요. 특히 세상의 광고나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되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빨래를 돌리고 아침밥하고, 아이들 다섯 명 등원 준비를 해서 모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면 9시 30분이에요. 그럼 오전 11시까지는 집중해서 오전에 할 수 있는 살림을 모두 끝내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아이들 하원 전)까지는 저만의 시간을 가져요. 현재는 막둥이가 쌍둥이라 이 시간 사이에도 할 일이 생기긴 하지만요. 3시부터 아이들 잘 때까지는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아이들이 잠든 시간부터는 제 시간으로 쓰고요. 물론 정해진 시간에 살림이 끝나지 않아요. 더 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적당한 선에서 자를 필요가 있죠. 그래도 제시간은 꼭 지키려고 해요.
요즘 저만의 시간에는 주로 책을 읽어요. 셋째 아이를 키울 때까지는 이 시간에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실행했어요. 책방도 열고 여러 책 프로젝트도 하고요. 요즘은 쌍둥이를 키우면서 더 바빠지다 보니 일은 못 하지만 독서, 독서 모임 참석, 강연 참석 세 가지를 위주로 해요. 또 다음 스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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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로서 한 집안을 경영하는 오 남매 엄마의 육아 라이프
인터뷰이 : 장새롬
소개 : 아동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지역아동센터장으로 회사 일에 몰두하며 이십 대를 보냈다. 지금은 다섯 아이를 양육하며 한 집안의 경영자로서 심플한 살림과 육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들 둘, 딸 셋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지만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정신없는 하루임에도 기록하고 정리해서 <멋진롬 심플한 살림법>, <결혼해도 나답게 살겠습니다>, <멋진롬 0~5세 아이 놀자> 등을 집필했다.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선명하게 선례를 남긴 집안의 멋진 여성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안녕하세요. 새롬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록하면서 살림과 육아를 하는 장새롬이라고 합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늘 일상을 정리해서 올리시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모아 책도 내셨고요. 새롬님이 살림과 육아를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살림하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집으로 출근한다고 생각하고 업무보고 하듯이 일과를 블로그로 기록했죠. 네이버 블로그가 막 생겼을 때 시작했으니 십 년도 넘었어요. 이게 익숙해지다 보니까 기록하기 위해서 살림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것도 있어요. 최근에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정말 시간이 없다 보니 인스타그램을 활용해요. 잠들기 전에 정말 간단하게 오늘 있었던 일과 읽었던 책에 대해 정리해두고요. 저는 SNS에 타인이 올린 포스팅을 보기보다, 제 기록을 저장하는 용도로 씁니다.
이렇게 기록하는 패턴을 아주 오랫동안 지속했기 때문에 몸이 기억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일종의 루틴입니다.
전업주부의 다른 말, 한 집안의 경영자
아이가 생기고 난 후 삶이 완전히 바뀐다고 하죠. 작가님이 아이를 갖고 나서 생긴 개인적, 가족 단위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스스로를 다섯 아이 집의 경영자라고 말하는데요.
한 달에 영유아 검진이며 예방접종 등 병원에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고 각자 학교, 학원, 방과 후 프로그램, 어린이집 등 스케줄도 모두 체크해야 하거든요. 아이들이 많으니까 정말 회사같이 운영돼요. 아이를 갖기 전에는 저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온 식구의 기질, 일과, 특이 사항을 꿰뚫고 있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매일 정말 계획적으로 보낸다는 점이 달라졌어요.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놀이를 기획하거나, 효율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운영하는 방법 등은 웬만한 직장인을 넘어서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업주부라는 삶이 평가 절하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첫째랑 둘째가 남자아이인데요.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는 집에 있고, 아빠는 회사로 나가서 일한다는 개념을 갖는 게 싫더라고요. 이런 생각 기저에는 전업주부를 비하하는 인식이 깔려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전업주부의 일이 절대 쉽거나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요리 청소 등 살림을 아웃소싱했을 때 비용이 몇백만원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가정을 가꾸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늘 말해줘요.
저 스스로도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인드 셋을 늘 가지려고 하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되겠어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욱 느껴요. 아들이 질문 하더라고요. 엄마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가르쳤는데 왜 대통령은 남자가 더 많고 길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은 왜 남자가 더 많은지. 그게 문제라고 인식하고 질문하는 거예요. 저는 문제를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좋더라고요. 당연시하지 않고요. 이런 질문이 나오면 토론하듯 계속 대화를 해요.
남편분이 육아휴직을 하셨죠. 쌍둥이 중 한 명을 포대기로 업고 전투적으로 살림을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남편이 넷째, 다섯째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했어요. 육아휴직 기간 동안 넷째를 온전히 맡았고요. 본인이 아이를 완전히 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면서 육아가 진짜 힘들다는 것을 진실로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단순히 체력적으로 힘든 게 아니라, 아이가 나만을 의지하고 내가 이 아이를 제대로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이 엄청나거든요.
예를 들어 애가 아파도, 예전 같으면 저는 밤을 꼴딱 새우더라도 남편은 출근해야 하니까 잠을 자게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육아휴직 기간에 남편이 맡은 넷째가 자주 아팠어요. 아플 때마다 같이 병원 생활하고, 퇴원하면 케어는 등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A부터 Z까지의 일들을 전부 해본 거예요. 어느 날은 아이가 본인 때문에 아픈 것 같다고 울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당신 때문이 아니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라고 말해줬는데요. 남편이 뒤늦게 넷째를 직접 키우다 보니 이러한 어려운 점을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남편들이 육아와 살림을 오롯이 해보는 육아휴직 경험을 꼭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육아휴직 하면 뭔가를 배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남편도 처음엔 자격증 딸 생각을 했었는데 육아휴직 10개월 동안 집에서 아기 얼굴만 보다가 다시 출근했어요. 그게 현실이니까요.
결혼하고 아이를 키워도 ‘나’를 잃지 않는 법
<멋진롬 심플한 살림법> 중 ‘육아맘을 선택하다'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주체적으로 전업맘이 되기를 선택했다는 데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어요. 이렇게 높은 자존감의 기저에는 어떤 경험이 있었나요?
제가 자라온 환경 때문 같아요. 부모님이 시키기보다 늘 스스로 선택하면서 실행했어요. 학창 시절 학원에서 일방적으로,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게 불편해서 학원을 싫어했어요. 반면 대학교에 와서 스스로 커리큘럼을 짜며 공부하면서 희열을 느꼈고요. 결혼하고 남편의 직장 때문에 계속 이사를 해야 하는 환경이었는데요.
짬 내서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일한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몇 년간은 살림과 육아를 몰입해서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배우고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이건 평생 가야 하는 거니까요. 그 이후에 다음 스텝을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전업주부를 선택한 거죠.
저는 한 명만 키워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탈탈 털리는 일이 많은데요. 새롬님은 다섯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케어하기 위해 어떻게 체력&멘탈 관리를 하시나요?
블로그 댓글에도 “저는 하나만 키워도 힘든데~”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 많아요. 그런데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모든게 처음이니까요. 저도 첫째를 키울때가 제일 두렵고 힘들었어요.
지금은 다섯을 케어해야 하다보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게 제일 커요. 그래서 일찍 자고 잘 먹어요. 하루 7~8시간은 꼭 챙겨서 자요. 6시간 이하로 자면 피곤해서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게 되더라고요. 밤에 충분히 자는 대신 낮에는 낮잠 없이 알차게 생활하죠. 깨어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해요.
그리고 세끼를 아주 잘 챙겨 먹어요. 아이들이 남긴 건 절대로 먹지 않아요.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메뉴를 만들어서 나에게 대접해요. 물론 귀찮지만요. 첫째를 키울때는 밥 한번 안해보고 결혼했기 때문에 이렇게 챙겨 먹기가 쉽지 않았지만, 살림이 익숙해지면서 가능해졌어요. 흔히들 말하는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 새로운 식재료를 사지 않고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훈련이 되더라구요. 자연스럽게 살림도 가벼워지고 음식 솜씨가 늘었어요.
마지막으로 남편이 회사가 끝나고 집으로 출근해요. 집에 오자마자 청소며 쓰레기 버리기 등 각종 살림을 함께 해주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같이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새롬님이 자신만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아침 (출처 : 인터뷰이 제공)
바쁘더라도 기록하는 삶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여러 방면의 많은 책을 읽기도 하시는데요.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시간을 체계적으로 계획해서 씁니다. 첫째를 키울 때는 살림도, 육아도 처음이라 스킬이 부족했는데 둘째를 키우면서부터는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어요. 첫 번째 책 <심플한 살림법>을 쓰게 된 것도 제가 가정주부로서는 신입사원과 비슷하니, 살림을 빠르게 익혀야 다른 일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공부하고 실행했던 결과물이었어요.
앞으로 몇 년은 살림과 육아를 집중적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책으로 나온 거죠. 미니멀 라이프로 살면서, 살림이 손에 익숙해지고 통제 가능해지면서 살림에 쓰는 시간이 확 줄더라고요. 비슷하게 육아에 대한 가치관, 육아관을 어느 정도 정립하고 나서 육아하기 시작하니 체력적으로는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여유로워졌어요. 특히 세상의 광고나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되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빨래를 돌리고 아침밥하고, 아이들 다섯 명 등원 준비를 해서 모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면 9시 30분이에요. 그럼 오전 11시까지는 집중해서 오전에 할 수 있는 살림을 모두 끝내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아이들 하원 전)까지는 저만의 시간을 가져요. 현재는 막둥이가 쌍둥이라 이 시간 사이에도 할 일이 생기긴 하지만요. 3시부터 아이들 잘 때까지는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아이들이 잠든 시간부터는 제 시간으로 쓰고요. 물론 정해진 시간에 살림이 끝나지 않아요. 더 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적당한 선에서 자를 필요가 있죠. 그래도 제시간은 꼭 지키려고 해요.
요즘 저만의 시간에는 주로 책을 읽어요. 셋째 아이를 키울 때까지는 이 시간에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실행했어요. 책방도 열고 여러 책 프로젝트도 하고요. 요즘은 쌍둥이를 키우면서 더 바빠지다 보니 일은 못 하지만 독서, 독서 모임 참석, 강연 참석 세 가지를 위주로 해요. 또 다음 스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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