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분께 추천해요.
- 요즘 유행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아이에게 보여줘도 될지 고민되는 분
- ‘케데헌’을 본 후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 궁금한 분
화제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 보셨나요?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선 겨울왕국을 뛰어넘는 인기 애니메이션이라고 하죠. 마치 겨울왕국의 ‘렛잇고’ 열풍을 보듯 전 세계 어린이가 ‘골든’과 ‘소다팝’을 열창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단순히 ‘케이팝 슈퍼스타가 악귀를 물리친다’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넘어, 아이들과 톺아볼 만한 이야기와 상징이 가득한 애니메이션입니다. 한국적 판타지를 지금 시대의 언어로 풀어낸 이 작품, 어린이와 다양한 문화적, 정서적 대화를 나누며 볼 수 있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하나, 한국적 상징과 서사를 발견하며 시청해요
디즈니와 픽사로 서구의 이야기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우리 것’을 새롭게 보여줍니다. 오래전부터 공동체를 수호하던 무당의 이야기,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굿판에서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한풀이’ 하던 정서를 K팝과 접목해 풀어내기 때문이죠. 케이팝 아이돌이지만 현대판 무당처럼 혼문을 지키는 헌트릭스의 공연을 즐기면서 ‘함께 노래하고 응원봉을 흔들며 마음을 모으는 떼창과 시위 문화가 저 먼 옛날과 이어져 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을 나누어 보아도 좋을 거예요.

곳곳에 숨어 있는 한국적 상징을 찾는 재미도 있어요. 민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귀여운 호랑이 더피(Duffy)와 까치 서씨(Sussie)부터 헌트릭스 멤버가 지닌 사인검, 곡도, 신칼 같은 전통 무구, 그리고 각자 착용하는 노리개, 악귀로 나온 저승사자와 도깨비까지. 아직 한국 전통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와 함께 한국적 상징들을 발견하고, 그 의미와 배경을 찾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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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모두의 마음이 모여 완성된 ‘황금 혼문’의 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소수가 세상을 구하는 기존 영웅 서사와 달리,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악귀를 봉인하는 ‘황금 혼문’은 헌트릭스의 능력만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멤버들 간의 신뢰와 우정, 그리고 팬들의 사랑과 응원이 하나로 모일 때, 비로소 만들어지죠. 마지막에 완성되어 반짝이는 ‘황금 혼문’이 유독 벅차오름을 주는 건 이런 이유일 거에요.

어린이는 이런 연대 서사를 어떻게 이해했나요? 모두의 사랑과 응원이 하나로 모인 덕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짚어주고 연대의 힘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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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취약함을 드러내도 괜찮아.
작품에서 가장 큰 위기는 주인공 루미가 자신의 문양을 혼자 감췄을 때 벌어집니다. “해결될 때까지 잘 숨기면 돼.”라며 루미를 다독이는 셀린의 말은 우리가 부족함, 남과 다른 부분을 숨길 때 스스로에게 속삭이게 되는 말이기도 하죠. 하지만, 문제의 해결은 루미가 자신의 취약함을 더는 숨기지 않고 드러내었을 때 시작됩니다.
‘흉터도 나의 일부야. 어둠과 조화도. 거짓 없는 나의 목소리, 이게 바로 내 진짜 목소리야.’
<What it Sounds Like>를 들으며, 어린이와 용기 내어 나의 어려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요? “루미는 왜 자신의 문양을 숨겼을까?”, “친구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약한 모습일까?” 같은 질문을 던져보며 대화를 확장해 보아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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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새롭게 그려지는 여성 영웅 판타지. 그리고 다양한 성역할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여성 영웅 서사를 전면에 내건 작품입니다. 헌트릭스의 멤버들은 리더십과 감정, 뛰어난 능력을 지닌 주체적 여성 영웅으로 그려지죠. 소녀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협력하며 악귀와 맞서는 모습은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 이야기에서 남자아이들이 결코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진우는 처음엔 악귀로 등장했지만, 루미와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상처에 공감하며, 동료로 함께 성장하죠. 마지막에는 귀마로부터 루미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이밖에 멤버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바비라는 캐릭터도 있죠. 그간 익숙하게 보아왔던 남성 영웅 중심 서사, 고정된 성역할에서 벗어나, 저마다 자신이 가장 잘할 방법으로 서로를 지지하고, 세상을 구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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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꺼내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내용들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이 작품을 볼 때, 유의하며 살펴볼 점은 무엇일까요?
하나, 외모와 꾸밈을 넘어서는 진짜 ’멋짐‘이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주인공이 케이팝 아이돌이라는 설정 덕분에 매력 있는 캐릭터가 가득하지만, 그만큼 외모 중심의 묘사나 ‘꾸밈’ 강조도 곳곳에서 나옵니다. 사자 보이즈의 멤버 애비(Abby)의 복근을 보고 눈에서 팝콘이 튀는 듯한 연출과 공연 직전 악귀와 전투 중에도 ‘힐, 네일, 칼, 마스카라, 폭발적인 순간(napalm era)을 위한 스타일 체크’를 하는 등의 모습이 나오죠. 유쾌하고 재미있는 장면들이지만, 동시에 자칫 외모와 꾸밈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주의가 집중될 수도 있습니다. 헌트릭스가 멋있는 진짜 이유는 겉모습뿐만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한 과정, 내면의 힘과 용기임을 잊지 않게 해주세요.
둘, ‘악귀=절대악‘ 단순 선악 구도를 넘어설 수 있을까?
초반부 노래 <Take Down>에서는 ‘감정 없는 악귀는 살 자격 없어. 너무나 당연해.’라는 식으로 ‘악귀=절대악’이라는 강한 이분법이 드러납니다. 헌트릭스 멤버들도 처음엔 사자 보이즈가 악귀라는 이유로 강한 혐오를 표출하며 거부하죠. 하지만 진우의 이야기가 드러나면서 그 역시 슬픔과 죄책감, 한을 풀지 못해 그렇게 된 존재임이 밝혀지고, 루미를 통해 악귀의 피를 물려받았지만 세상을 지키는 황금 혼문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단 게 드러나죠.

사실 어린이책이나 애니메이션에는 흑백 구조를 흔히 찾아볼 수 있어요. 그러나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흑백 논리는 아이들이 세상을 단순한 '우리 편'과 '적'으로 나누어 보는 편협한 사고를 형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와 “모든 악귀가 처음부터 나빴을까?”, “악귀는 어떻게 해서 악귀가 되었을까?”, “한 번 악귀면 영원히 악귀일까? 그렇다면 루미나 진우도 나쁜 악귀일까?” 같은 질문을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도식적인 선악의 틀을 넘어 맥락의 다양성, 이해와 치유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거예요. 참, 여기에서 이해는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맥락을 전제로 한 이해임을, 그리고 잘못에는 꼭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이야기를 끌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글 본본/원더지, 사진 출처 넷플릭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