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분께 추천해요.
- AI의 사용이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은 분
- AI 시대에 왜 독서가 중요한지 알고 싶은 분
초등학생을 키우는 엄마로서 SNS, 숏폼 등 미디어 홍수의 시대, 생성형 AI가 우리 삶을 지배한 이 시대가 많이 걱정된다. 지금도 이렇게 변화가 빠른데 ‘과연 우리 아이는 어떤 시대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살아가게 될까?’ 생각하면 막막하기도 하다. EBS 다큐 <다시, 읽기로>는 그 제목이 뭔가 ‘외로운 목소리’ 같은 느낌이었지만, 결론적으로 이 다큐는 AI의 발전이 독서의 중요성을 대체할 수 없으며 오히려 독서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챗GPT에 생각을 맡겨버린 아이들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독후감 작성을 한 후 발표하는 시간, 알고 보니 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고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독후감을 작성하였다. 학생들은 답이 바로바로 나오고 완성도 또한 높은, 과제를 몇 배는 빠르게 할 수 있는 AI를 선호한다. 하지만 그들도 아예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AI에게만 의존한 경우 이후에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고, 예전에는 생각하고 찾아보며 과제를 했었는데 이제는 AI를 이용하니까 생각하는 힘이 적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대학가의 풍경도 비슷하다. 얼마 전 명문대 학생들이 중간고사에서 AI를 사용한 부정행위 사건이 다수 발생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AI를 사용하는 동안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MIT 미디어랩의 실험이 흥미로웠다. 대학생 60명에게 에세이 과제를 주었다. 1그룹은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2그룹은 검색 엔진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3그룹은 오로지 자신의 기억과 사고를 활용해서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뇌 사진을 살펴보면 3그룹 참여자들의 뇌에서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뇌 전반이 연결된 것을 볼 수 있다. 즉 AI를 사용할 때보다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지식을 기억해 낼 때 뇌가 활발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은 ‘생각하는 힘’이라고 한다. AI를 이용하더라도, AI가 제대로 된 답을 도출하였는지,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려면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고하고 지식을 기억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는 바로 ‘독서’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읽기 능력
프랑스의 실험인지심리학과 스타니슬라스 드앤 교수는 AI 시대에 읽기의 중요성은 더 강조된다고 말한다. AI 시대에도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AI 사용이 아니라 ‘제대로 읽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읽기’ 즉 ‘깊이 읽기’를 통해 기억력, 집중력, 비판적 사고력이 자라는 것이다.
‘깊이 읽기’를 위해서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창의적인 사고를 하며 질문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읽기를 할 때 판단과 선택의 시간이 이어지고 그래서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리며, 정보를 내 방식으로 변환시키고 고민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꼼꼼히 읽게 된다.
또한 읽고 난 후 나의 생각과 느낌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영유아기 때 부모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부모가 아이의 질문에 정성껏 답해주고 아이가 스스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끔 개방적인 질문을 던져주는 노력이 중요하다.
아이가 독서에 흥미를 가지려면?
그렇다면 아이들이 독서를 흥미롭게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부 초반에 등장한 연우 에피소드가 의미 있었다. 연우는 잠자리 독서를 좋아했지만 유치원 숙제인 독서 통장 쓰기는 싫어해서 독서에 흥미를 잃은 상황이었다. 연우 부모님은 연우가 독서에 다시 흥미를 느끼게 하려고 서울 광장 야외 도서관을 찾았다. 야외 도서관에 마련된 놀이 공간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고 스스로 책을 골라 엄마, 아빠와 읽는 연우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연우 엄마는 이런 모습이 집에 가서도 지속되기를 바랐다. 연우 아빠는 부모와 함께하는 독서가 얼마나 즐거운지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아이들이 한글을 깨쳐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면 혼자 묵독하는 걸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유아기에 같이 많이 읽어주어야 한다. 물론 아이들이 글을 읽게 된 후에도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은 매우 소중하다. 아이의 읽기 이해력에도 도움이 되고 부모-자녀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부터 다시, 읽기로
이번 다큐를 보면서 독자로서 외롭지 않았고, 독서보다 좋아하는 게 많이 생긴 우리 아이에게도 계속 책 읽기를 권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서 ‘독서’를 대체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는 생각이 확고해졌기 때문이다.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지 않고 AI에 의존하는 뇌가 저조한 뇌 연결성을 보이는 것을 보고 두려워지기도 했다. 나 역시 궁금한 게 생기면 종종 바로 AI에게 묻고 결과를 얻은 후 그게 맞는 정보인지 더 이상 알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 지식을 얻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접하며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보고 나의 지식으로 소화하는 과정이 시간은 많이 걸리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내 것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그 길을 선택하려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길을 권하고 싶다.
(글 배소현)









